요즘 제주도가 시끌벅적 하다.

다름이 아니라 최초로 광역자치단체장의 주민소환이 실시되어 주민투표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그 동안 해군기지건설, 영리병원과 영리학교의 도입 등 전국적인 이슈를 많이 끌어낸 제주도지사가

4만명이 넘는 도민의 투표서명에 의해 주민소환투표가 결정이 된 것이다.


어떻게 도민들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을까.....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정부 관련 부처와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기본협약서(MOU)를 체결한 것을 들 수 있다.

아주 민감한 사안인 해군기지 건설을 독단적으로 진행한다는 도민들의 반발심의 표출인 것이다.

그 일이 있었던 이후로 제주도 내에서는 곳곳에서 A4용지를 들고 서명을 해달라는 사람들이 눈에 보였다.

제주시청, 대형할인마트 등등..... 이것만으로도 제주도민들은 사태의 심각성이 피부에 와닿기 시작했다.

평소에 공무원 친구도 많고 도정에 약간 관심이 있었던 나도 분위기를 들었을 뿐 실제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이러한 노력(?)들이 있었던 덕분이었을까.... 금새 서명인 모집이 끝나버렸다......

10만명이 넘는 서명... 중복등을 뺀 4만여명의 서명으로 주민소환투표가 결정된 것이다.

8월 26일 그 투표는 실시된다고 한다. 정말 잘하는 짓일까..... 잠깐 살펴봐야할 듯 하다.



과연 서명하는 사람들은 정말 제주도지사의 소환은 원해서 서명한 것일까....

한번 되집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내가 만났던 서명을 받는 사람들 누구 하나도 왜 도지사가 소환이 되어야 하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 준 사람은 없었다.

서명을 받는 사람들은 단순히 연예인에게 사인을 받듯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서명을 해주기만 바랬을 뿐.

나조차도 자세한 내용을 직접 찾아보고 알았을 정도였으니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어땠을까.

실제로 내용을 잘 모르고 서명한 사람들도 내 주위에 여럿 있었다.

내용의 진정성이 의심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현실성이 있는 소환인가 하는 문제이다.

정말 도지사의 소환여부를 투표로 해야하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전 도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즉, 서명한 사람들조차 내가 왜 서명을 했는지 모르고 그들조차도 주민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사람이 1/2이 안되는

상황에서 과연 현실성있는, 소환을 할 수 있는 투표가 될 가능성이 있겠냐는 말이다.

내 입장에서는 '전혀'라고 말하고 싶다.

주민 1/3이 투표를 하고 과반수 이상이 찬성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실제로 해임의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일단 투표일이 휴일이 아닌 평일이라는 점도 크다.

진짜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평일에 투표하러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농담으로 하는 말들이지만 제주도의 2%는 공무원이고 공무원'괸당(제주사투리로 친척이라고 한다.)'까지

하면 제주도 50%라고 한다. 도지사가 소환되면 제일 힘들어지는 공무원들이 소환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공무원하는 내 친구놈도 나에게 반대한다면 아예 투표하지말고 투표율을 줄이고 찬성한다면 투표하라했다.

투표율 1/3이 되지 않는다면 개표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정말 현실적인 발언이었다. 개표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고 한다.

이 소환투표를 위해 이미 제주도는 선관위에 투표비용명목으로 10억원 정도의 돈을 예산에서 지불했다고 한다.

개표비용까지 지불한다면 정말 엄청난 비용이 아닐 수 없다.

이 돈들이 다 어디서 나오겠는가.... 다 우리의 혈세이다.



내 개인적으로 이번 일은 서명인원이 다 채워졌을 때 그만하는 편이 나을 듯 싶었다.

실제 주민투표로 이어지면서 왜곡된 부분도 많고 엄청난 손실이 발생했다.

(소환의 아주아주 작은 가능성때문에 도민의 혈세를 뿌린 것은 정말 엄청난 손실이다.)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구실을 방패삼아 지금 공론화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부풀려진 결과에 도민들이 약간 흔들리고있지 않나 생각한다.

진정 도지사를 심판하고 싶다면 얼마 남지 않은 다음 도지사선출때 해도 늦지는 않을 듯 싶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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